[{"content":"백야드에 연기가 오른다. 누군가 맥주캔을 따고, 누군가는 고기를 뒤집고, 누군가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사실은 어쩌다가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는지 확인하는 과정) 우리는 가끔 이렇게 모인다. 키친에서 가볍게 맥주 한잔 하거나, 백야드에 모여 고기를 굽거나. 동네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아는 한국사람들이나 유학생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기도 한다.\n파티를 하다보면 당연히 스몰톡을 하게 되는데, 서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할 말이 별로 없다. 그러다 보면 아무말이나 하게 된다. 눈에 보이는 옷 이야기, 외모이야기, 카톡에서 본 이야기, 모르는 연예인 소문 등등을 내뱉는다. 사실 이런 것들이 스몰톡의 주요 주제이기는 하다. 하지만 했던 이야기를 또 해도 기억 못하고,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흔한 이야기를 옮겨오고, 상대의 옷이나 외모를 품평한다. 이런 징후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하는 말이다. 서로에게 별 관심이 없다는 것.\n그리고 또 하나. 나는 별로 특별한 일이 없었다는 것. 어떤 이는 거기에 안도하고, 어떤 이는 실망한다.\n스몰톡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나 자신의 별볼일 없음을 효과적으로 숨기고, 그나마 좋았던 어떤 일을 잘 포장해 보여주는 일. 이렇게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어느 순간 말하고 있는 나와 진짜 나가 분리되는 기분이 든다. 입은 움직이는데 뒤에서 그걸 듣고 있는 내가 있다.\n머리 한쪽에서는 이런 생각이 떠돈다. 내가 당신과 대화를 나누는 이유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다. 내 생각의 흐름과 속도를 당신과 맞춰가기 위해서. 당신을 좀 더 잘 알고 싶어서. 친구가 되고 싶어서. 곱씹어 배울거리를 남기기 위해서.\n그저 인터넷에서 들어본 이야기, 유튜브에서 본 이야기, 남이 하던 이야기를 재생산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소모적인 이야기를 할거면 유튜브를 봐도 되는데, 재미없고 짤도 없는 당신과 굳이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n얼마전 파티에서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자기 로프트를 직접 개조한 이야기였다. 몇년에 걸쳐 조금씩, 직접 하나하나. 시멘트로 바닥을 만들고, 나무를 세우고, 지붕을 올리고. 그 사람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떤 충족감이 올라왔다. 유튜브에서도 구글에서도 찾을 수 없는, 살아있는 사람의 이야기이어서.\n","date":"2026년 5월 1일","externalUrl":null,"permalink":"/posts/smalltalk/","section":"Posts","summary":"","title":"파티의 스몰토크.","type":"posts"},{"content":"뉴펀들랜드에 대해 묻고 답하는 자리입니다.\n","date":"2026년 4월 30일","externalUrl":null,"permalink":"/community/","section":"두개의섬","summary":"","title":"커뮤니티","type":"page"},{"content":"","date":"2026년 4월 29일","externalUrl":null,"permalink":"/tags/culture/","section":"Tags","summary":"","title":"Culture","type":"tags"},{"content":"","date":"2026년 4월 29일","externalUrl":null,"permalink":"/tags/fish/","section":"Tags","summary":"","title":"Fish","type":"tags"},{"content":"","date":"2026년 4월 29일","externalUrl":null,"permalink":"/tags/recreation/","section":"Tags","summary":"","title":"Recreation","type":"tags"},{"content":"나는 깃털을 모은다.\n사람들은 깃털에 대해 일종의 보편적 이미지 archytype이 있는데 영어로는 quill이라고 부르는 깃털이다. 우리는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잉크 찍어 편지를 쓸 법한 물건을 깃털로 인식한다.\n이것이 퀼, 깃털과 깃대의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n사실 이 외에 깃털의 종류나 이름을 말해 보려 하면 깃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음에 놀라게 된다. 괜찮다. 우린 사실 남의 털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흔히 쓰는 소가죽만 해도 부위별로 소재별로 패턴별로 카우하이드, 풀그레인, 스플릿 등 다양하게 분류된다. 뭐 우리가 살면서 깃털을 볼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점퍼에 들어있는 오리털 다운 정도 말고는.\n부드러운 다운, 뻣뻣한 비행 깃, 그 중간쯤의 컨투어\n공부는 말을 모으는 것이다. 맥주를 모르고 마실 땐 생맥주 아니면 캔맥주이지만 맥주를 만들기 시작하면 간단하게는 라거와 에일, 이를 다시 필스너, 페일 에일, 브라운 에일, 사워 에일, IPA, APA, New England IPA, session, saison, bock, porter, stout, 밀맥주, 등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하면 다시 생산지, 색, 홉, 몰트, 거품 특성, 투명도, 산도, 쓴맛의 정도로 분류하여 정리할 수 있게 되는데 이에 따라 서빙되는 잔의 모양이 다르고 온도가 다르고 안주가 다르게 된다.\n나는 다 마셔봤다.\n이렇듯 사용할 수 있는 명사의 수는 우리가 대상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래서 일단 깃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면 깃털에 사용하는 명칭을 꽤 여러 차원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된다.\n딱 봐도 많다.\n대개는 새의 몸에서 위치에 따라 윙, 다운, 테일, 컨투어 등으로 나누고, 그 깃의 구조와 형태에 따라 세미 플럼, 브리스틀, 필로 플럼, 퀼, 헤클, 마라보 등으로 나눈다. 새의 부위와 깃털의 구조는 필연적으로 깊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위치의 이름이 특정 형태의 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herl, shoulder, cape, saddle, sickle 은 특정 신체부위를 의미하는 단어와 깃의 형태를 의미하는 단어가 분리되기 어렵다. 아예 깃의 형태를 깃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Sword나 stripe는 그 형태를 가리키는 이름이 깃털의 이름이 된 경우다.\n흉악한 놈처럼 보이지만 저 털 때문에 패션계에서는 유명하다.\n특정한 깃털이 유명하게 쓰여 일반명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아프리카 대머리 황새를 마라보(marabou)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얻었던 얇은 깃대 주변으로 솜털이 둥글게 감싸 보송보송 올라와있는 깃털을 마라보라고 불렀다. 패션계에서는 아주 유용한 아이템이었고 지금도 잘 쓰이고 있지만 칠면조 털로 대체된 이후로도 여전히 마라보라고 불리고 있다.\n오리 엉덩이 털 채취. 기름지고 냄새가 난다는 특징이 있다.\n또는 특정한 깃털이 그 고유명사로 유독 강하게 남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CDC 깃털. CDC는 Cul de Carnard의 약자인데 말 그대로 오리의 엉덩이 털을 의미한다. 유독 부력이 좋고 털이 보드라워 플라이 낚시에 많이 쓰인다. 플라이 낚시는 바늘에 깃털을 묶어 작은 벌레처럼 보이게 하여 물고기를 잡는데 물위에 뜨는 플라이를 만드는데에 부력이강한 CDC는 아주 좋은 소재가 된다. 아마 이정도까지 알고 있다면 최소한 패션업계에 종사중이거나 플라이 낚시꾼일게다.\n하지만 깃털의 이름을 기억해봐야 무슨 쓸모가 있으랴. 오리털 잠바 사러 가서 자랑스럽게 이 잠바는 페더 20프로라고 쓰여 있지만 사실은 컨투어20프로가 들어있어 라고 아는 척 할 수 있는 정도겠지. 그래도 남들이 관심없는 무언가를 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최소한 잊혀지지는 않겠지.\n","date":"2026년 4월 29일","externalUrl":null,"permalink":"/posts/feather/","section":"Posts","summary":"","title":"깃털 모으는 남자","type":"posts"},{"content":"\u0026ldquo;여보게 자네, 이런 기모찌 알겠나?\u0026rdquo;\n\u0026ldquo;월급쟁이가 월급을 받았네. 받은 즉시 나와서 먹고 사고 쓰고, 실컷 마음대로 돈을 썼네. 막상 집으로 돌아가는 길일세. 지갑 속에 돈이 몇 푼 안 남아있는 것은 분명해. 그렇지만 지갑은 못 열어봐. 열어보기 전에는 혹은 아직은 꽤 많이 남아 있겠거니 하는 요행심도 붙일 수 있겠지만 급기야 열어보면 몇 푼 안 남은 게 사실로 나타나지 않겠나? 그게 무서워서 아직 있거니, 스스로 속이네 그려.\n쌀도 사야지. 나무도 사야지. 열어보면 그걸 살 돈이 없는 게 사실로 나타날 테란 말이지. 그래서 할 수 있는 대로 지갑에서 손을 멀리하고 제 집으로 돌아오네. 그 기모찌 알겠나?\u0026rdquo;\n1992년 7월 2일, 캐나다 연방정부는 뉴펀들랜드 연안의 대구 어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모라토리엄. 유예가 아니라 금지였다. 당일 4만 명이 직업을 잃었다. 갑자기 벌어진 일이었지만 아주 갑자기는 아니었다. 과학자들의 경고가 1980년대 중반부터 있어 왔기 때문이다. 개체수가 임계점을 향해 떨어지고 있다고. 정부는 들었지만 쿼타를 낮추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어부들의 표가 있었고, 어업회사의 로비가 있었고, 수치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열어서 확인해야 할 지갑에서 손을 멀리한 채로 1992년이 되었다.\n대구는 말 그대로 뉴펀들랜드의 모든 것이었다. 현금이었고 인프라였고 문화였고 끼니였다. 대구가 없으면 뉴펀들랜드에는 교환할 것이 없었다. 아마도 아예 유럽인들이 정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n수백 년간 뉴펀들랜드 사람들은 도리를 타고 나가 핸드라인으로 대구를 잡았다. 손낚시는 이래저래 한 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는 양이었고, 바다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이었다. 20세기 중반 이후 유럽의 대형 저인망 어선들이 그랜드뱅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척이 일주일 만에 수천 톤을 퍼냈다. 캐나다 정부는 1977년 배타적 경제수역을 200해리로 선포하며 이를 막으려 했지만, 그 이후로는 캐나다 자국 어선들도 같은 방식으로 조업했다.\n어획량은 늘어났다. 대구 수는 줄어들었다.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사이.\n한 사람이 태어나서 만나는 모든 사람이 어부였던 세상.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부터 내 자식들도 당연히 어부가 될 세상을 수백 년간 살아온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어부가 하지 않을 일을 배워야 했다. 바다 위 파도의 모양, 고기가 모이는 포인트, 그물 엮는 방법,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것들이 하루아침에 쓸모없는 지식이 되었다. 연방정부는 TAGS라는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어부들에게 생계비를 지급하고 직업 훈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었다. 프로그램은 예정보다 일찍 종료됐고, 많은 어부들은 재훈련 없이 지원이 끊겼다.\n대구가 빠져나간 자리는 스노우 크랩이 채웠다. 한 어부의 말에 따르면, 대구가 줄어들면 게가 잡히고 게가 줄어들면 대구가 다시 보인다고 한다. 바닥에 사는 것들끼리의 일이다. 어부가 빠져나간 자리는 채워지지 못했다. 사람들은 떠났고 아이들이 자라면 밖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정책이 강제한 것이 아니었다. 삶이 유지되지 않으면서 스스로 떠나야만 했던 것이다. 어떤 마을은 이름만 지도에 남았다.\n어업은 쿼타로 관리된다. 쿼타는 사고팔 수 있다. 어종에 따라 주식처럼 오르락내리락한다. 20여 년 전에 1달러에 거래되던 게 쿼타가 지금은 백만 달러 단위에 거래된다. 쿼타를 많이 보유한 사람은 바다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 남에게 빌려주고 수익을 가져가면 그만이다. 암체어 피셔맨. 실제로 배를 타려는 사람은 보트, 라이센스, 어구, 쿼타를 모두 갖춰야 한다. 돈을 빌려주는 곳이 그 암체어 피셔맨이나 어업회사인 경우가 많다.\n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대구는 소중하지만 잡을 수 없는 생선이다. 짧은 여름 주말에만 허용된 낚시. 하루에 다섯 마리. 그게 전부다. 뉴펀들랜드 사람들은 그걸 레크리에이셔널 피셔리라고 부르지 않는다. 먹기 위한 낚시 - 푸드 피셔리라고 부른다.\n","date":"2026년 4월 29일","externalUrl":null,"permalink":"/posts/cod/","section":"Posts","summary":"","title":"뉴펀들랜드 대구 모라토리엄","type":"posts"},{"content":"\u0026ldquo;여보게 자네, 이런 기모찌 알겠나?\u0026rdquo;\n\u0026ldquo;월급쟁이가 월급을 받았네. 받은 즉시 나와서 먹고 사고 쓰고, 실컷 마음대로 돈을 썼네. 막상 집으로 돌아가는 길일세. 지갑 속에 돈이 몇 푼 안 남아있는 것은 분명해. 그렇지만 지갑은 못 열어봐. 열어보기 전에는 혹은 아직은 꽤 많이 남아 있겠거니 하는 요행심도 붙일 수 있겠지만 급기야 열어보면 몇 푼 안 남은 게 사실로 나타나지 않겠나? 그게 무서워서 아직 있거니, 스스로 속이네 그려.\n쌀도 사야지. 나무도 사야지. 열어보면 그걸 살 돈이 없는 게 사실로 나타날 테란 말이지. 그래서 할 수 있는 대로 지갑에서 손을 멀리하고 제 집으로 돌아오네. 그 기모찌 알겠나?\u0026rdquo;\n1992년 7월 2일, 캐나다 연방정부는 뉴펀들랜드 연안의 대구 어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모라토리엄. 유예가 아니라 금지였다. 당일 4만 명이 직업을 잃었다. 갑자기 벌어진 일이었지만 아주 갑자기는 아니었다. 과학자들의 경고가 1980년대 중반부터 있어 왔기 때문이다. 개체수가 임계점을 향해 떨어지고 있다고. 정부는 들었지만 쿼타를 낮추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어부들의 표가 있었고, 어업회사의 로비가 있었고, 수치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열어서 확인해야 할 지갑에서 손을 멀리한 채로 1992년이 되었다.\n대구는 말 그대로 뉴펀들랜드의 모든 것이었다. 현금이었고 인프라였고 문화였고 끼니였다. 대구가 없으면 뉴펀들랜드에는 교환할 것이 없었다. 아마도 아예 유럽인들이 정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n수백 년간 뉴펀들랜드 사람들은 도리를 타고 나가 핸드라인으로 대구를 잡았다. 손낚시는 이래저래 한 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는 양이었고, 바다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이었다. 20세기 중반 이후 유럽의 대형 저인망 어선들이 그랜드뱅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척이 일주일 만에 수천 톤을 퍼냈다. 캐나다 정부는 1977년 배타적 경제수역을 200해리로 선포하며 이를 막으려 했지만, 그 이후로는 캐나다 자국 어선들도 같은 방식으로 조업했다.\n어획량은 늘어났다. 대구 수는 줄어들었다.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사이.\n한 사람이 태어나서 만나는 모든 사람이 어부였던 세상.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부터 내 자식들도 당연히 어부가 될 세상을 수백 년간 살아온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어부가 하지 않을 일을 배워야 했다. 바다 위 파도의 모양, 고기가 모이는 포인트, 그물 엮는 방법,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것들이 하루아침에 쓸모없는 지식이 되었다. 연방정부는 TAGS라는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어부들에게 생계비를 지급하고 직업 훈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었다. 프로그램은 예정보다 일찍 종료됐고, 많은 어부들은 재훈련 없이 지원이 끊겼다.\n대구가 빠져나간 자리는 스노우 크랩이 채웠다. 한 어부의 말에 따르면, 대구가 줄어들면 게가 잡히고 게가 줄어들면 대구가 다시 보인다고 한다. 바닥에 사는 것들끼리의 일이다. 어부가 빠져나간 자리는 채워지지 못했다. 사람들은 떠났고 아이들이 자라면 밖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정책이 강제한 것이 아니었다. 삶이 유지되지 않으면서 스스로 떠나야만 했던 것이다. 어떤 마을은 이름만 지도에 남았다.\n어업은 쿼타로 관리된다. 쿼타는 사고팔 수 있다. 어종에 따라 주식처럼 오르락내리락한다. 20여 년 전에 1달러에 거래되던 게 쿼타가 지금은 백만 달러 단위에 거래된다. 쿼타를 많이 보유한 사람은 바다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 남에게 빌려주고 수익을 가져가면 그만이다. 암체어 피셔맨. 실제로 배를 타려는 사람은 보트, 라이센스, 어구, 쿼타를 모두 갖춰야 한다. 돈을 빌려주는 곳이 그 암체어 피셔맨이나 어업회사인 경우가 많다.\n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대구는 소중하지만 잡을 수 없는 생선이다. 짧은 여름 주말에만 허용된 낚시. 하루에 다섯 마리. 그게 전부다. 뉴펀들랜드 사람들은 그걸 레크리에이셔널 피셔리라고 부르지 않는다. 먹기 위한 낚시 - 푸드 피셔리라고 부른다.\n","date":"2026년 4월 29일","externalUrl":null,"permalink":"/posts/%EB%89%B4%ED%8E%80%EB%93%A4%EB%9E%9C%EB%93%9C-%EB%8C%80%EA%B5%AC-%EB%AA%A8%EB%9D%BC%ED%86%A0%EB%A6%AC%EC%97%84/","section":"Posts","summary":"","title":"뉴펀들랜드 대구 모라토리엄","type":"posts"},{"content":"뉴펀들랜드는 섬이다. 북대서양 한가운데, 캐나다 본토에서 떨어져 있고, 비행기로도 페리로도 한참을 가야 닿는다. 여기 산 지 몇 해째지만 매일 아침 창밖을 보면 여전히 낯설다. 안개가 자주 끼고, 바람이 세고, 사람보다 새가 많은 해안이 가깝다.\n이 블로그의 첫 번째 섬은 그 섬이다. 뉴펀들랜드에서 보낸 시간들. 여기서 만난 사람들, 여기서 들은 음악, 여기서 본 빛. 뉴펀들랜드 사가라는 이름으로 묶는다. 작은 도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작은 이야기다.\n두 번째 섬은 몸이다.\n인간의 몸은 본질적으로 섬과 같다. 저마다 단절되어 있고, 이 몸은 세계와 만나는 접점이다. 세계는 몸을 통해서만 나에게 온다. 빛이 망막에 닿아야 보이고, 손으로 만져야 질료를 안다. 몸은 세계로부터 떨어져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세계가 도달하는 해안이다.\n파도가 닿고, 배가 닿고, 사람이 발을 디디는 곳. 몸도 그렇다. 소리가 닿고, 온도가 닿고, 다른 사람의 말이 닿고, 다른 생명체의 살이 닿는다. 우리는 몸이라는 섬에 평생 갇혀 산다. 거기 말고는 살 곳이 없다.\n이 블로그의 두 번째 섬은 그래서 몸이 겪는 세계다. 펜을 든 손, 카메라를 든 손, 추운 날 부츠 안에서 곱은 발가락. 그런 것들이 어떻게 세계를 들이미는지에 대한 기록이다.\n두 섬은 따로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중첩해 있다. 뉴펀들랜드를 겪는 것도 결국 이 몸이고, 이 몸이 겪는 세계의 많은 부분이 뉴펀들랜드다. 안개 낀 아침에 카메라를 들고 나가면 두 섬이 동시에 거기 있다.\n여기는 그 두 섬에서 보내는 기록이다.\n","date":"2026년 4월 28일","externalUrl":null,"permalink":"/about/","section":"두개의섬","summary":"","title":"About","type":"page"},{"content":"","date":"28 April 2026","externalUrl":null,"permalink":"/en/posts/","section":"Posts","summary":"","title":"Posts","type":"posts"},{"content":"","date":"28 April 2026","externalUrl":null,"permalink":"/en/","section":"Rock and Flesh","summary":"","title":"Rock and Flesh","type":"page"},{"content":"친구가 없는 뉴피들\n이건 나의 편견이다.\n뉴펀들랜드 사람들은 친구가 없다.\n없다고들 말한다.\n한국말의 친구는 영어의 friend 와 어감이 꽤 다르다.\n한국에서는 내가 이사람을 친구라 생각하고 이사람도 나를 친구로 생각한다고 상호확인된 관계가 될때 비로소 친구라고 말한다. 그래서 종종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사중에 이런 말이 있다.\n이제부터 우리 친구지?\n[짤]\n매우 한국적인 대사일 뿐이다.\n영어의 friend는 좀 헤프게 쓰긴 한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몰라도, 길에서 처음 만난 사람도 friend라고 부르고는 한다. 그냥 아무나한테 프렌드라고 사용하니 사실 프렌드는 별 의미없는 단어가 됐다.\n길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friend라고 부르면 대개 약을 구하거나 구걸을 하고 있는 상태일 경우가 많다.\n아는 사람\nAcquaintance라는 말도 쓰는데 너무 포멀한 느낌이다. 이건 진짜 어디서 본적있는 사람 느낌이다. 프렌드는 그보다는 나은 편으로 쓰인다. 알긴 아는 사람이야. 이름정도는 알지도 몰라.\n하지만 이 친구들이 집안에 사람을 초대하거나 들여서 뭘 하는 경우는 본적이 거의 없다.\n친구는 보통 길에서 같이 논다.\n캐나다는 꽤 가족중심적인 삶을 산다. 가족이 함께 뭘 하고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낸다. 참 좋다.\n아 그런데 우리는 가족이 너무 없다. 일가친척 모두 한국에 산다. 그래서 우리 세식구는 항상 붙어있다. 주변 친구들은 밖에서 잘 안논다. 10대 20대는 미친듯이 펍을 가지만 결혼한 사람들은 항상 집에 붙어있어.\n이해는 된다….\n주말에 뭐 했어? 하면 가족중심적인 뉴피들은 할아버지네서 놀았어. 어머니댁에서 놀았어. 사촌이 놀러와서 놀았어. 또는 조카들이 놀러와서 놀았어.\n친구 만나서 놀았어는 별로 없다.\n뭔가 어린애들 느낌이 나서 말을 안하는 것 같기도 하다. 가뭄에 콩나듯 친구들과 밖에서 만나기도 한다.\n이 친구들은 프렌드보다는 더 가깝다.\n남자들은 버디라는 말을 자주 쓴다.\n","date":"2026년 4월 28일","externalUrl":null,"permalink":"/posts/no-friend/","section":"Posts","summary":"","title":"친구가 없는 뉴피들","type":"posts"},{"content":"아무말\n","date":"28 April 2026","externalUrl":null,"permalink":"/en/posts/test/","section":"Posts","summary":"","title":"테스트","type":"posts"},{"content":"","date":"2026년 4월 26일","externalUrl":null,"permalink":"/tags/squid/","section":"Tags","summary":"","title":"Squid","type":"tags"},{"content":"뉴펀들랜드에서 흔히 잡히는 오징어는 두 가지 - Northern shortfin squid(Illex illecebrosus)와 Longfin inshore squid(Doryteuthis pealeii)가 있는데, 이 중 압도적으로 흔한 녀석은 Illex, 일면 숏핀 스퀴드다. 한국에서 흔히 먹는 오징어 중에서는 살오징어가 가장 가까운 사촌이다. 두 종은 같은 Ommastrephidae 과에 속하되 서로 다른 아과(Illex는 Illicinae, 살오징어는 Todarodinae)로 분기했다.\n공통적으로 수명이 1년 미만이고 단 한 번 번식한 뒤 죽는다. 개체군 크기가 해마다 급격히 변해, 어떤 해엔 바다를 뒤덮을 만큼 나타나고 어떤 해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산란은 멀리 남쪽 해역에서 이루어지고, 성체는 여름철 먹이를 찾아 북쪽 연안으로 올라온다.\n뉴펀들랜드 연안에는 대체로 7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8월에서 10월 사이에 가장 흔하다. 보통 우리집 근처에는 백중날을 기점으로 많이 잡히기 시작한다. 음력 7월 15일. 어떤 해에는 6월 말부터 나타나기도 한다. 요즘은 온난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더 일찍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다. 회유 패턴 자체가 바뀌고 있어 예측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n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오는 큰 흐름은 수온과 해류로 설명된다. 그중에서도 대륙붕 가장자리를 벗어나 연안까지 들어오는 이유는 먹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 시기 케이플린이 주요 먹이 중 하나이고, 케이플린이 산란을 위해 해안으로 몰려오는 시기와 오징어의 연안 출현이 겹치기도 한다. 다만 케이플린이 물러난 뒤에도 한동안 해변 근처에 머무는 것을 보면, 케이플린 말고도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 듯하다.\n뉴펀들랜드 사람들은 오징어 다리는 잘라버리고 몸통(튜브)만 먹는 편이다. 그 안에 이것저것 채워넣어 stuffed squid라는 요리를 만든다. 한국의 오징어순대를 생각하면 된다. 사람 생각하는 게 다 비슷하긴 하다. 잘라낸 다리는 \u0026lsquo;squid hair\u0026rsquo;라고 부른다. 여름내 모아 얼려두었다가 대구 낚시의 미끼로 쓴다. 어부들에게 오징어 다리는 그 자체로 상품이 아니라 더 귀한 대구를 낚기 위한 수단이다. 해변에 발에 채일 정도로 오징어가 들어오는 해엔, 사람들이 양동이를 하나 들고 돌아다니며 오징어를 모으기도 한다. 그냥 주우면 된다. 해변에 올라와 먹물을 찍찍 뿜어내며 누워 있는 오징어가 새벽녘이면 한가득이다. 곧 바닷새들이 싹 쓸어가니 파리가 꼬일 틈도 없다.\n맛 이야기를 하자면, 뉴펀들랜드 오징어는 부드럽고 식감이 좋다. 얼리거나 말려도 질겨지지 않는다. 다리가 짧아 한국에서 한치라 부르는 녀석과 비슷한 맛이 난다. 어려운 점은, 이들이 1년짜리 생애라 그런지 매년 얼마나 많이 올라올지를 미리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거기다 요즘은 온난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회유 패턴까지 바뀌고 있어 예측은 더더욱 어려워진다. 언제 올지 모르니 그냥 매일 해변에 나가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징어 낚시 준비를 얼만큼 해둘지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 매년 많이 들어온다면 오징어 보트를 하나 장만해도 될 텐데\u0026hellip;\n","date":"2026년 4월 26일","externalUrl":null,"permalink":"/posts/squid/","section":"Posts","summary":"","title":"뉴펀들랜드 오징어 이야기","type":"posts"},{"content":"","externalUrl":null,"permalink":"/en/authors/","section":"Authors","summary":"","title":"Authors","type":"authors"},{"content":"","externalUrl":null,"permalink":"/en/categories/","section":"Categories","summary":"","title":"Categories","type":"categories"},{"content":"","externalUrl":null,"permalink":"/en/series/","section":"Series","summary":"","title":"Series","type":"series"},{"content":"","externalUrl":null,"permalink":"/en/tags/","section":"Tags","summary":"","title":"Tags","type":"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