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오늘도 뉴펀들랜드.
아침에 눈을 떴는데 눈이 온다. 입춘, 경칩, 춘분을 지나 식목일인데 눈이 온다. 다른 곳은 벚꽃이 핀다고 난리인데 여기는 아직도 눈이 덮여 있다.
아직 멀었다.
캐나다 뉴펀들랜드는 눈이 많이 오기로 유명한 곳이다. 기온은 해양성이라 아주 덥거나 춥지는 않지만, 눈만큼은 예외다. 앞으로 따뜻한 날씨가 펼쳐지겠지만 6월 초까지도 눈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디, 한번 치워보자.
눈을 치우려면 일단 살아서 집 밖에 나가야 한다. 그리고 백야드에 있는 쉐드까지 도착해야 한다. 캐나다에는 이 상황을 위한 신문물이 존재한다.
스노우 블로워.
휘발유를 넣고 시동을 걸면 앞에 달린 칼날이 돌아가면서 눈을 씹어먹는다. 이걸로도 겨우겨우 치우는데, 예전 사람들은 어떻게 삽으로 다 치웠는지 모르겠다. 문명의 발달은 신체의 퇴화를 가속한다.
겨우 시동을 걸고 끌고 나왔는데 눈이 끝이 없다. 엄청나게 많다.
나는 힘들게 눈을 치우고 있는데, 아이들은 신나게 논다.
그래, 너희라도 재밌게 놀아라.
눈은 아무 때나 온다. 내가 오지 말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 했던가.
눈이 많이 오는 것이 정해져 있다면, 그 안에서 즐길 거리를 찾아내야 한다. 캐나다의 겨울은 길고, 뉴펀들랜드의 겨울은 더 길다. 스키, 스노우보드, 스노슈즈. 공원 스케이트장에서 친구들과 타거나, 눈 쌓인 언덕에서 눈썰매를 타는 것도 좋다.
지금 환경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이걸 어떻게 즐길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눈 치우고 온몸이 노곤노곤하다.
오늘의 속담 하나.
Big snow, little snow. 눈송이가 크면 조금 온다는 뜻이다.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고 슬퍼할 필요 없다. 함박눈은 잘 쌓이지 않고 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