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펀들랜드에서 흔히 잡히는 오징어는 두 가지 - Northern shortfin squid(Illex illecebrosus)와 Longfin inshore squid(Doryteuthis pealeii)가 있는데, 이 중 압도적으로 흔한 녀석은 Illex, 일면 숏핀 스퀴드다. 한국에서 흔히 먹는 오징어 중에서는 살오징어가 가장 가까운 사촌이다. 두 종은 같은 Ommastrephidae 과에 속하되 서로 다른 아과(Illex는 Illicinae, 살오징어는 Todarodinae)로 분기했다.
공통적으로 수명이 1년 미만이고 단 한 번 번식한 뒤 죽는다. 개체군 크기가 해마다 급격히 변해, 어떤 해엔 바다를 뒤덮을 만큼 나타나고 어떤 해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산란은 멀리 남쪽 해역에서 이루어지고, 성체는 여름철 먹이를 찾아 북쪽 연안으로 올라온다.
뉴펀들랜드 연안에는 대체로 7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8월에서 10월 사이에 가장 흔하다. 보통 우리집 근처에는 백중날을 기점으로 많이 잡히기 시작한다. 음력 7월 15일. 어떤 해에는 6월 말부터 나타나기도 한다. 요즘은 온난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더 일찍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다. 회유 패턴 자체가 바뀌고 있어 예측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오는 큰 흐름은 수온과 해류로 설명된다. 그중에서도 대륙붕 가장자리를 벗어나 연안까지 들어오는 이유는 먹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 시기 케이플린이 주요 먹이 중 하나이고, 케이플린이 산란을 위해 해안으로 몰려오는 시기와 오징어의 연안 출현이 겹치기도 한다. 다만 케이플린이 물러난 뒤에도 한동안 해변 근처에 머무는 것을 보면, 케이플린 말고도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 듯하다.
뉴펀들랜드 사람들은 오징어 다리는 잘라버리고 몸통(튜브)만 먹는 편이다. 그 안에 이것저것 채워넣어 stuffed squid라는 요리를 만든다. 한국의 오징어순대를 생각하면 된다. 사람 생각하는 게 다 비슷하긴 하다. 잘라낸 다리는 ‘squid hair’라고 부른다. 여름내 모아 얼려두었다가 대구 낚시의 미끼로 쓴다. 어부들에게 오징어 다리는 그 자체로 상품이 아니라 더 귀한 대구를 낚기 위한 수단이다. 해변에 발에 채일 정도로 오징어가 들어오는 해엔, 사람들이 양동이를 하나 들고 돌아다니며 오징어를 모으기도 한다. 그냥 주우면 된다. 해변에 올라와 먹물을 찍찍 뿜어내며 누워 있는 오징어가 새벽녘이면 한가득이다. 곧 바닷새들이 싹 쓸어가니 파리가 꼬일 틈도 없다.
맛 이야기를 하자면, 뉴펀들랜드 오징어는 부드럽고 식감이 좋다. 얼리거나 말려도 질겨지지 않는다. 다리가 짧아 한국에서 한치라 부르는 녀석과 비슷한 맛이 난다. 어려운 점은, 이들이 1년짜리 생애라 그런지 매년 얼마나 많이 올라올지를 미리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거기다 요즘은 온난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회유 패턴까지 바뀌고 있어 예측은 더더욱 어려워진다. 언제 올지 모르니 그냥 매일 해변에 나가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징어 낚시 준비를 얼만큼 해둘지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 매년 많이 들어온다면 오징어 보트를 하나 장만해도 될 텐데…